쌍화점
말죽거리 잔혹사, 비열한 거리의 유하 감독 작품이다.
참패한 작품들은 아니지만, 대박 친 작품도 아니며,
세간의 평 또한 그렇다.
물로 이곳저곳에서 작품성을 인정 받는등
호평을 많이 받긴 하였다.
나 역시 말죽거리 잔혹사는 그냥 그저 그렇게 보았으며,
(한가인이 나오니, 예뻐서 봤고, 권상우가 벗으니 부러웠으며,
또한 소재가 학생들의 치기 어린 싸움 이었기에 남자라면 다들
좋아할 만한 얘기들이었기에 보았다)
비열한 거리는, 작품성도 있고, 배우들 연기고 훨씬 좋았고,
재미도 더 있었다. 물론 8등신 미남 조인성이 주인공이었기에
남녀불문하고 다들 극장으로 발을 향한 덕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스토리 전개가 다소 애매 했으며,
남궁민과 조인성의 관계가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
어쨌든 대박을 친 감독은 아니였지만, 흥행성과 작품성을
갖춘 감독이 내놓은 야심작이 쌍화점이다.
이 영화는 개봉전에, 주진모와 조인성의 배드씬, 그리고
조인성과 송지효의 배드씬에만 주목되었었다.
영화를 보니, 그럴 만도 했다. 주진모와 조인성의 배드씬
자체만으로도, 그간 한국영화에서 찾아 볼 수 없을 만큼
파격적이었으나,
그뒤를 바로 조인성와 송지효의 엄청나게 강도 높은 배드씬으로
영화를 아주 꽉꽉 채움으로써, 한국영화계에 새로운 충격을
선사해준 듯 하다.
영화보는 내내 과연 이게 에로영화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정사씬은 많이 나왔으며 그 수위또한 한반도가 잠기고도
남을 정도의 홍수였다.
감사한 마음에 재밌게 보긴 했지만서도,
하지만 이들은 모두 영화의 전개상 필요한 부분이며
왕후(송지효 분)와 왕의 호위무사 수장인 홍림(조인성 분)의
관계를 가장 아름답고 확실하게 표현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게다가, 송지효가 조인성과의 정사를 나눈는 장면에서는
예쁘고, 아름답고, 성스럽계(?) 표현되었다.
내가 생각하기에 송지효가 다른 기타 연예인들에 비해
예쁘지 않은 얼굴이지만,
이 장면에서 만큼은 어느 누구보다도 아름다웠다.
홍림과 왕후의 서로에 대한 감정이 쾌락을 위한 수단이 아닌,
서로를 연모하고 있음을, 정사를 통해서 보여주었으며
그들의 표졍이 이를 너무나도 명확하게 알려 주었다.
유하 감독도 이를 표현하고자 함이었는지,
유독 홍림과 왕후의 표정을 많이 보여준 듯 하다.
거의 원수에 가깝던 저 둘은 왕(주진모 분)의 명에 의해
합방을 하게 된다. 처음엔 서로를 거부하던 둘이었다.
당연히 그럴 것이다.
홍림의 그간 10여년이 넘도록, 왕과 동성애의 감정을 키워왔으며
관계또한 가젔고,
왕후 역시 멀리 타지에 와 의지할 사람이라곤 왕뿐이었으니,
그리고 그녀가 왕을 사랑하진 않았지만, 고려의 국모로써
행해야 하는 의무를 알았으며 그를 실천하고자 한 이이다.
그런 둘이 처음으로 이성간의 정사를, 그것도 원치 않은 상대와
접하게되었으니 탐탐칙 않았을리 밖에 없다.
하지만 그들은, 한나라의 여왕으로써,
왕의 충실한 신하이자, 정인으로써 왕의 명을 거역하지 못하고
결국엔 정사를 나누게 된다.
문제는 이후이다. 그둘은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었고, 새롭고
경이로운 쾌락에 빠지게 된다.
의무적인 관계에서 서로가 서로를 탐하는 상호 자율적인
관계가 되어 버린 것이다.
이들의 감정은 처음엔 의무감에서 쾌락을 탐미하는 본능,
그리고 마지막엔 서로를 가슴에 품는 연모의 그것으로 발전하게
된다. 침실이 아닌, 서고에서 서로를 탐하는 정사를 즐겼으며,
왕궁을 떠나와서도 서로를 원했다.
허나, 이로 인해 왕에게 적발 되고, 홍림은 거세를 당하며
궁내에서는 씻을수 없는 피바람이 불어 닥쳤다.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건룡위 무사들이 죽고, 병사들이 죽고,
많은 관리들이 죽고, 왕의 충실한 심복들도 죽었다.
그리고, 왕과 홍림또한 죽는다.
이 비극의, 왕, 왕후, 홍림 이 셋의 묘한 삼각관계에 의해 일어난
사건이다. 중국의 속국이 되어버린 힘없는 고려의 왕, 남성의
기능을 갖지 못한 왕이 기대고 의지할만 이는 어렸을 때 부터
함께한, 홍림이 유일했으며, 그는 왕의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런 홍림이 자신을 배신하였을때 느꼈을 분노감이란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컸을 것이며, 죽이고 싶도록 미웠을 것이다.
허나 그는 끝까지 홍림을 포기 하지 못하였고, 이는 왕과 홍림의
죽음을 야기시켜 버린다.
홍림은 죽기전에 왕을 사랑한적이 없다고 말하지만, 그간 그의
행동과 마지막에 죽기전 왕후가 살아 있는 것을 보고 마지막 힘을
다해 왕이 있는 곳으로 고개를 돌리며 죽어가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는 어렸을 때 부터, 왕에 의해 동성애를 알게 되었고,
또한 왕에 의해 이성을 알게 되었다. 홍림은 왕후를 사랑하였으나
끝내, 왕에 대한 연민 또한 버리지 못하였다.
사랑하는 이때문에 사랑하는 이를 죽이고 상처 입혀야 했던
그들의 마음은 얼마나 갈기 갈기 찢어 졌을까.
(주진모와, 조인성이 이를 참 잘 표현해 준듯 하다.
자신들 생애 최고의 열연을 이 쌍화점에서 보여준 듯 하다.)
겉으로만 본다면 쌍화점의 내용은, 왕과 홍림의 사랑
그리고 홍림과 왕후의 사랑,
이 세사람의 삼각관계가 빚어내느 갈등에 의한 비극일 것이다.
하지만, 조금더 생각을 해본다면,
이 셋의 관계는 인간 전체의 상황을 대변한 것이요,
당시 고려의 상황을 대변한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의 감정에 의해 일어 날 수 있는 엄청난 비극들, 자신의 이기심
때문에 남에게 상처를 입히는 인간의 어두운 면,
오랑캐건, 송나라건, 심이어는 왜구들이건
어느 한나라에 무작정 화 하기도
아니면 무작정 싸울 수 도 없는 상황을 우회적으로 표현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아직 못다한 얘기가 많다.
왕후가 홍림에게 준, 쌍화병이나 엔딩을 장식한
왕과 홍림의 말타는 장면과 그를 그린 그림.
자신의 야망을 위해 모두를 버린 부총관(심지호)
그리고 왕후에 대한 이야기
하지만 모두 일맥상통할 이야기들이이게 이만 줄일까 한다.
마지막으로, 앞에서도 잠깐 말했지만,
조인성과 함께 있을때의 송지효는 매우 아름다웠고
신비했다.
아마도, 평생동안 기억에 남을 만한, 장면을 담아 낸 것이 아닌가 한다.
2009년 어느날...
'지극히 개인적인 영화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리뷰 - 프라이멀 피어 (0) | 2016.05.29 |
---|---|
영화리뷰 - 영화는 영화다 (0) | 2016.05.17 |
영화 리뷰 - Diary of The Dead (0) | 2016.04.27 |
영화 - 아버지와 마리와 나 리뷰 (0) | 2016.04.21 |
이프 온리(If only.2004) 리뷰 (0) | 2016.04.20 |